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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삼성동 신사옥 105→50층 변경" 국방부에 전달

archiving-u 2021. 2. 1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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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에 최고 높이 561m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세우려던 현대자동차 그룹이 국방부에 건물 높이를 낮춰 3개 동으로 짓는 내용의 설계 변경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가 내부적인 검토에서 더 나아가 정부 당국에 GBC 설계 변경을 공개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는 2014년 옛 한전 부지를 10조 5500억 원에 사들였고, 이곳에 통합사옥으로 쓸 561m 높이 초고층 타워 및 부속건물을 건설하려고 했다.


현대차, 군에 'GBC 50층' 변경 의사 전달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GBC 태스크포스(TF)는 올 1월 국방부와 실무진 협의에서 건물의 높이를 105층에서 50층으로 낮추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기존 한동짜리 메인 건물을 3동으로 수정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건물 높이를 260m 미만으로 낮추면 현대차는 국방부에 최신 레이더 구입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지난달 실무회의 당시 현대차 측이 변경안(50층 하향 건축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군은 경기 남부권에 지으려던 신형 레이더 기지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재계에 따르면 국방부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까지 초고층 타워 건립에 따른 작전 제한사항 해소를 목적으로 주기적으로 실무진 협의를 이어왔다. 삼성동 GBC의 건물 높이가 260m 이상일 경우, 공군에 새 레이더 비용을 대납해주는 조건으로 현대차 그룹이 서울시·국방부로부터 건축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초 공군은 "GBC의 그림자로 인해 레이더가 표적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할 수 있다"라고 우려한 바 있다.

 

GBC 높이가 260m 미만이면 레이더 작동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현대차는 국방부·공군과의 협의 과정 상당수를 줄일 수 있다. 건물 높이가 낮춰짐에 따라 800% 가까이 됐던 GBC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연면적 비율)도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정의선(51)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경영진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뛰어들면서 “GBC 건축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모빌리티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10% 많은 8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 연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60조 원을 모빌리티 제조, 모빌리티 서비스, 수소연료전지 등 3대 분야에 투자하겠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것도 현대차가 GBC 초고층 타워 설립 계획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굳이 대규모 사옥에 모이지 않아도 화상회의 설루션을 통해 비대면으로 업무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조만간 GBC 설계변경안을 서울시에 공식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설계안 변경에 전향적이지만 강남구청은 'GBC 원안 착공'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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